○ 일 자 : 2006. 5. 13(토) ∼ 5. 14(일)
○ 장 소 : 전남 승주 조계산 및 여수 금오산(향일암), 승주 낙안읍성
○ 참석자 : 박제일, 박수길, 이정구, 김숙희, 김현숙, 정대업
○ 준비물 : 승용차, 법인카드, 등산복, 배낭, 카메라, 버너2, 코펠2, 돗자리2,
얼린물, 주류(맥주, 백세주 등), 락앤락, 김밥, 은박지, 젓가락
○ 일 정 : 1일차 송광사-조계산등산(낙안읍성)-선암사
2일차 향일암-금오산-낙안읍성
□ 프롤로그
오래 전부터 우리부서 직원들의 단합대회를 겸해 여수여행을 계획해 왔지만
그간의 여러사정으로 인해 실행에 옮기지 못하다가
드디어 5월 둘째주 토요일에 출발하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다.
동참하지 못한 다른부서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몰래 준비한다고 하였는데
벌써 소문이 온 사무실에 퍼져버린 모양이다.
여행이란 것이 다 그렇겠지만 가는 것보다 가기 전의 준비과정이 더 재미있고 즐겁지 않던가?
거기다가 기다림의 설레임까지 보태어지니......
세부일정 잡으랴, 날씨 알아보랴, 준비물 체크하랴
부산을 떨기는 하는데 제대로 준비가 잘 되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아무런 사고없이 모두가 즐겁고 보람된 여행이 되기를 바라면서 여행 첫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 첫째날 2006. 5. 13(토), 맑음
(07:30) 전날 냉동실에다 꽁꽁 얼린물과 백세주, 기타 코펠, 버너등 등산장비를 챙겨
상쾌한 기분으로 사무실로 향한다
마치 초등학교 시절 소풍가는 기분 그 이상의 느낌이다
(08:10) 사무실에 나오니 벌써 팀장님이 나와 있다.
그런데 이창우과장이 참석할수 없다는 소식을 전한다.
동서 부친상을 당해 이번 여행에 같이 가지 못하고 대신에 감사팀 정대업씨가 가기로 했다고....
이과장이 빠져 아쉽기는 하지만 문상을 간다는데 어쩔수 없지 않은가
잠시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래도 정대업대리가 참석해서 모두 6명이므로 버스전용차로는 이용할수 있을것 같다.
조금 있으니 이정구차장, 김숙희차장, 정대업대리가 차례로 도착하고 08:30이 다 되어서야 김현숙과장이 도착한다
준비해온 장비와 먹거리 등을 차에 싣고,
출발전에 승용차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데 카메라에 배터리 다됨 경고 표시가 들어온다
↓남도여행 출발전 회사 주차장에서...
(09:10) 급히 집으로 연락하여 배터리를 찾아서 교대역으로 가져오라고 하고 사무실을 출발한다
교대역에서 조카(김재길)를 만났으나 배터리가 아니고 칩을 가지고 나왔다.
이런 낭패가..... 할수없이 그냥가기로 한다
이차장님의 운전으로 서초IC를 통해 경부고속도로를 거쳐 천안에서 천안논산고속도로를 타고가다가 정안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13:30 승주 송광사 도착)
이차장님의 능숙한 운전솜씨 덕분에 빠른시간에 승주 송광사에 도착했다.
인근 식당에서 비빕밥(₩6,000)과 민속주로 점심식사를 한 뒤 일행 모두 입장료 2,500원씩을 내고 송광사 관광을 한다.
입장료가 약간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 송광사 일주문을 배경으로...
(14:00 송광사 출발)
일주문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한 장 찍은 후 송광사 관광을 마치고
두팀으로 나뉘어 박제일,이정구,김숙희,정대업은 송광사에서 장군봉을 거쳐 선암사까지 등산을 하기로 하고
박수길, 김현숙은 승용차로 승주 낙안읍성을 찾아 갔다
(14:40 승주 낙안읍성 도착)
낙안읍성에 도착하여 이곳저곳 관광을 하던 중 도예점에서 요상한 모형의 술잔을 발견하고
몇 번 만지작거리다가 3,000원을 주고 하나를 구입하니 김현숙과장이 기겁을 한다.
뭘 이런걸 다 사냐고?
그러면서도 첫 술잔은 김숙희차장에게 따라 주자고 한다.
머리가 희뿌옇게 백발이 다된 사람이 30대의 젊은 처자와 함께 와 요상케 생긴 물건을 사가는 모습을 보고
상점 주인이 이상한 눈빛으로 나를 힐끔힐끔 쳐다본다
젠장 자기는 그것을 팔고 있으면서.....
술잔을 받을 김숙희 차장의 모습을 상상하니 마치 미친사람마냥 웃음이 절로 나온다.
↓ 문제의 그 요상하게 생긴 술잔...
(16:00 낙안읍성 출발)
낙안읍성 관광을 마치고 등산일행과 합류하기 위해 선암사로 향했다
선암사로 향하는 길목의 주변 상사호 경치가 아주 시원하고 상큼하게 느껴진다
(17:00 선암사 도착)
선암사에 도착하니 아직 등산하는 팀이 하산을 하지않아
약 30분정도 주변관광을 하고 있으려니까 개선장군의 모습으로 드디어 일행이 나타난다.
시간적으로 조금 빠른것 같기도 한데 등산초보인 김차장도 열심히 따라 붙었던 모양이다.
↓ 조계산 정상 장군봉에 오른 일행...
(19:00 여수 박수길 큰집 도착, 여장 정리, 백옥사우나)
저녁시간이 다된 까닭으로 목욕할 여유도 없이 급히 차를 몰아 승주IC를 거쳐 여수 큰댁에 도착하니 벌써 일곱시가 넘어간다.
형수님이 아주 반갑게 맞아 주신다.
늘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많은 형수님께 항상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낀다.
인근 해수탕에서 산행에 찌든 땀과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니 얼굴들이 한결 뽀송뽀송한 것 같다.
(20:30 환상의 저녁식사)
저녁식사는 형수님이 손수 준비한 생선회를 종포 거리공원에서 먹기로 했다.
내 첫사랑의 추억이 깃들어 있기도 한 종포는 탤런트 백일섭씨의 고향이기도 하다.
약간 쌀쌀한 날씨이기는 하나 잘 정비된 거리공원과 둥근 보름달 아래로 비취는 돌산대교의 야경이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준비해 온 먹거리를 펼치니 진수성찬이다
농어, 감성어 사시미에 키조개, 개불에다가 새조개 샤브샤브까지....
회색빛 도심지의 콘크리트벽으로 꽉 막힌 음심점에서 먹던 생선회와는 분위기나 그 맛이 비교가 되질 않는다.
몇 순배의 술잔이 돌아가지 취흥이 절로 난다
회비까지 내고도 개인사정으로 인해 이번 여행에 동참하지 못한 이창우, 정미선과장이 못내 아쉽다
보름달을 바라보며 상념에 젖어있는 이정구차장님의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다.
무엇을 저리도 꼴똘히 생각하고 있을까?
분위기로 봐서는 분명 옛날 가슴설레이게 한 첫사랑의 여인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
드디어 낙안읍성에서 샀던 그 요상한 술잔이 진가를 발휘할 때가 되었다.
김과장과 약속한 대로 우선 김숙희차장에게 첫잔을 따르기로 하고 술잔을 받게 했다.
술잔 모양을 감추기 위해 두손을 꽉 움켜 쥔채로......
아직 술잔의 모양을 잘 모르고 따라준 백세주를 잘 받아 마신다.
술을 다 마신 후 술잔 모양을 자세히 보게 했다.
순간 좌중이 박장대소다 못해 자지러진다
어디서 이런 것을 구했냐고 난리다.
짖궂게도 팀장님이 형수님한테도 같은 잔을 돌린다.
한참 취흥이 깊어질 무렵 등산의 피로가 겹쳐서인지 김숙희 차장이 약간 버거워 한다.
약 2시간동안의 즐거운 저녁식사를 마치고 대리운전기사를 불러 집으로 향했다.
↓ 아름다운 여수 돌산대교의 야경...
↓ 종포 거리공원에서의 환상적인 저녁식사...
(22:30 광란의 밤)
피곤해하는 김숙희차장과 김현숙과장을 먼저 잠자리에 들게 한 후
여흥이 아쉬운 네 명의 남정네들은 택시를 이용 노래방을 찾아가기로 했다.
몇 군데 노래방을 들렀으나 도우미가 없다고 한다.
몇 곳을 더 전전하다 드디어 도우미를 불러준다는 봉산동의 어느 노래방을 들어갔다
남정네들끼리 한 30분정도 분위기를 띠우고 있으려니까 이윽고 두명의 도우미가 입장한다.
분위기가 한결 달라진다
도우미의 등장으로 노래방 분위기는 한층 더 고조되고
몇 순배의 술잔이 더 돌아가자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서가는 광란의 세계로 점차 빠져 들어간다.
별천지가 따로 없나보다
두시간여의 노래방 공연을 마치고 이어진 포장마차 뒤풀이 ......
택시를 타고 집으로 온 것 같기는 한데 도무지 기억이 아물아물하다
□ 둘째 날 2006. 5. 14(일), 맑음
(04:50 기상)
방바닥이 너무 뜨겁고 갈증이 심해 잠시 눈을 떠보니 시간이 벌써 다섯시가 다되어 간다.
향일암 일출(05:27)을 구경하기 위해서는 04:30경에 일어나야 하나 전날 좀 과한 음주가무로 인해 늦잠이 들고 말았다
부리나케 일행들을 깨워 세면도 생략한 채 짐을 꾸려 급히 집을 나섰다
전날의 취기가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지리를 잘 아는 내가 운전대를 잡고 빠른 속력으로 차를 몰아 향일암으로 향한다.
(05:40 향일암 일출)
향일암 하부 주차장에 도착하니 벌써 해는 수면위로 저만치 올라와 있었다
향일암에서 기대했던 멋진 일출광경은 이미 물 건너 가버렸다.
졸음과 숙취에 힘들어하는 김숙희차장과 김현숙과장, 정대업대리를 주차장에 남겨 두고
팀장님, 이차장님, 나 셋이서 향일암에 올라 이곳저곳을 구경한 후 금오산에 올랐다.
금오산 정상에 올라 남해의 망망대해와 금오열도의 점점이 떠있는 섬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가히 절경이 따로 없게 느껴진다
이정구차장님이 한마디 거든다.
이렇게 좋은 곳을 놔두고 뭣이 좋아 그 혼탁한 도회지 생활을 하냐고......
사진기가 없어 핸드폰카메라로 정상에서의 흔적을 담은 후
주차장에서 기다리는 일행을 생각하여 금오산 종주등산은 생략한 채 그만 하산키로 한다.
↓ 장군도와 돌산대교...
↓ 금오산 정상에 오른 팀장님과 이차장님...
(08:30 구봉산 약수터)
급히 오는 바람에 세면도 못하였고 하여 구봉산 약수터에서 목욕을 하기로 하고 약수터로 향했다
몇몇 등산객들이 구봉산 등산로를 오르고 있고 어떤이들은 약수터 공터에서 아침운동에 여념이 없다
오월이라 하지만 약수터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아직 냉기가 여전하다
한대야 가득담아 머리부터 쭈욱 내리 부우니 정신이 바짝들고 온몸에 소름이 쫘악 돋는다.
문득 30여년 전의 기억이 떠오른다
군에 입대하기 전 체력단련을 한답시고 그 추운 겨울에 매일아침 이곳까지 뛰어와 냉수마찰을 하곤 하였었는데......
벌써 초로의 백발이라니.
세월의 무상함이 잠시 느껴진다
(09:30 장어탕 식사)
칠공주식당에 도착하니 조금은 한가한 편이다
여수까지 와서 칠공주식당의 장어탕을 아니 맛보고 갈손가?
장어구이 3인분과 장어탕 3인분을 시켜 일행 모두 맛있게 아침을 먹는데 또 그 요상한 술잔이 나돌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잔이 팀장님 손에 한번 들어가더니 아예 되돌려줄 생각을 않는다
어제부터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자기한테 주던지 아니면 똑 같은 걸로 사가지고 오던지 알아서 하란다.
그 귀중한 것을 빼앗겼으니 할수없이 여행계획을 수정해야 될 모양이다.
오동도 관광을 취소하고 대신 올라가는 길에 낙안읍성에 들러 그 술잔을 몇 개 더 사가기로 했다.
식사를 마치고 인근 수산시장에 들러 이번 여행에 참석치 못한 동료들에게 선물할 요량으로 마른생선을 고르고 있는데
누가 옆에서 '수길이 형님'하고 부른다.
시장내에서 생선회가게를 하고 있는 사촌 동생이다.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와중에 이번엔 사촌 누님까지 나왔다.
한 20년만에 보는 모습이다. 같은 시장내에서 생선가게를 하고 있단다.
우리 일행이 마른생선을 산다고 하자 가게로 가서는 금새 이것저것 싸준다.
몇 가지 덤을 잔뜩 더 얹어서......
이런것이 고향사람들의 인심이고 정인가 보다.
가는 길에 형수님가게 들러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김현숙과장이 고마움에 대한 조그마한 성의 표시를 하려고 하니 한사코 거절한다.
봉투를 던지다시피 하고는 얼른 차에 올랐다.
(11:30 다시 낙안읍성으로)
순천입구에서 2번국도와 지방도를 이용하여 청암대를 거쳐 낙안읍성에 다시 들렀다.
팀장님, 김차장님, 정대리가 민속마을 관광을 하는 동안 이차장님과 나는 인근 벤치에서 맥주병을 비우면서 기다린다.
이차장님도 얼마전에 이곳을 다녀갔단다.
한참만에 그 요상한 술잔을 잔뜩 사들고 팀장님과 일행이 돌아온다
아마도 나누어줘야 할 사람이 여럿인 모양이다.
(12:30 귀경)
낙안읍성 관광을 끝내고 교통체증을 염려해 서둘러 귀경길에 오른다.
점심은 서울도착하여 여수에서 형수님이 별도로 마련해준 생선회로 뒷풀이를 겸해서 하기로 하고.......
천안 논산간을 지나자 전용차로가 아닌 다른 차로는 벌써 심한 교통체증을 겪는다.
오는 도중 차안에서 김명만차장과, 김광옥차장을 호출하여 회관 옥상으로 모이도록 하고
집사람에게도 연락하여 사무실로 나오도록 하였다
(17:30 뒤풀이)
일행 모두 무사히 회관에 도착했다.
우리일행의 쾌적한 여행을 위해 오며 가며 안전운전에 힘써준 이정구차장님에게 일행 모두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벌써 식탁으로 변한 옥상 탁자가 푸짐해 보인다.
김광옥차장이 마라톤 동호회원 두분을 대동하고 왔고 박철순씨까지 동참하니, 대낮 잔치판이 벌어진 것 같다
팀장님이 잔뜩 사온 요상한 술잔이 몇 사람에게 분배되자 또 한번 좌중이 웃음바다가 된다.
거나한 뒷풀이를 마치고 모처럼 회사를 찾아온 아내와 함께 전철로 귀가를 하려는데
김명만차장이 한사코 자기 승용차에 우리 내외를 태운다.
괜히 폐를 끼치는 것같아 다시 거절해 보지만 막무가내다.
대림역에 도착하자 아내가 이내 집으로 달려가 무언가 한꾸러미를 가지고 나온다.
아마도 고마움에 대한 답례표시를 하는가 보다.
집에 들어오니 긴장이 풀려서인지 맥이 쭉 빠지고 눈꺼풀이 천근같이 느껴진다.
1박2일 동안의 남도여행을 무사히 끝내는 순간이다.
그동안의 즐거움이 있게 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